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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07 180205 외국영화 '올 더 머니'
posted by 파란노트 2018. 2. 7. 00:00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영화. 그게 허구가 아닌 현실인 세상.

1973년 석유사업으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자가 된 진 폴 게티가 이 실화의 시발점입니다.

작은 비품도 재활용 하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들에게도 100달러의 월급을 줬다는 지독한 구두쇠로,

가족들에게 쓰이는 돈조차 아까워하는 당시 제일 최고의 부자...

16살 손자가 이탈리아 마피아에 의해 납치되어도 그저 손자가 벌이는 납치 자작극으로 여깁니다.

어영부영 몇 개월이 지나버리는 와중에 손자는 납치범들과의 위험한 동행을 이어가지요.

처음 제시한 몸값은 낮아져 갔지만 여전히 폴 게티의 움직임은 없고, 

결국 기다리다 지친 마피아 쪽에서는 더 강력한 '협박'을 실행에 옮깁니다. 

바로 손자의 신체 일부를 보내기로 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 게티는 이자를 따져 얼마를 빌려주는 형태로 협상을 하는데

실화에 따르면 신체 일부를 받은 아들이 폴 게티에게 

연 4% 이자를 쳐서 갚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돈을 지불했다고 하네요.

손자가 납치된 와중에 이런 계산까지 하는 모습이 정말 가족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과 갑갑함을 느꼈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픈 사건이라 끝나는 내내 답답했고 무척 진지했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무조건 행복한 게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올 더 머니'를 다 보고 나서 과연 그 손자는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제가 만약 손자의 입장이라면 무척이나 겁나고 눈 뜨는 매일이 두려웠을 겁니다.

당연히 가족이라고 생각한 존재에게 실망감과 배신감도 엄청 났을 것 같았거든요.

알아보니 손자는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을 암흑 속에서 지내다 마감하는 결말...

그것도 어린 나이에 이미 정신은 물론, 시력을 잃고 반신마비가 되는 등 신체도 건강치 못했습니다.

또한 폴 게티의 아들과 며느리의 결말도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손자가 느꼈을 두려움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해 더욱 신경 쓰였습니다.

오죽하면 영화가 끝나는 동시에 큰 한숨을 쉬었을까요.

돈이 뭔지, 돈의 가치는 뭔지, 돈은 사람을 얼마나 변화 시킬 수 있는지...

돈이라는 존재의 무시무시함을 깨닫기도 하고, 

반면에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깨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