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28. 00:10

지난번 다른 일정 때문에 보지 못했던 1급기밀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방산 비리를 다루는 이번 영화는 현재 대한민국의 뒷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여전히 말 많고 탈 많은 윗세력들에 의해 은밀히 오가던 거래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그런 사회 흐름이 이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 

영화지만 실제로 예전 있었던 일에서 착안되어 만들어진 만큼 

현 시점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로 다가왔습니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다수에 반하지 않으려 눈치 보는 사회. 

잘못된 걸 바로 잡으려 하면 되려 무리에서 미운 오리새끼 처지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어느 정도 잘못됨을 인지하지만 추후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생각해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경우라고 봅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된 외침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에 '이건 아니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소리쳐 알리는데 

막상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는 내부고발자, 즉 '배신자'로 낙인 찍혀버립니다.

뒤에 따라오는 온갖 불이익과 은근한 눈치 주기는 오로지 당사자가 버텨야 하는 몫이 됩니다.

1급기밀에서는 넘사벽인 윗세력들에게 보내는 사이다 같은 통쾌함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현실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렵고 불가능할 법한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스토리 전개가 조금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후반부터는 흥미진진하게 몰입해 봤습니다.


얼마 전에 개봉된 최신 영화임에도 의외로 상영관이 많이 없어 의아했습니다.

이날 무대인사로 온 배우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 부분입니다.

이번 영화는 어렵게 나오게 됐다고. 그 짧은 한마디에서 이미 많은 걸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소재부터가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는 터라 더욱 그랬으리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1급기밀 같은 영화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우리조차 외면해버리면 정말 윗세력들만 살기 편한 대한민국이 될 것 같아서

지금부터라도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길 바랍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27. 22:00

한 번쯤은 상상해봤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낸 뮤지컬 연극.

자존감도, 자신감도 바닥인 주인공은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어합니다.

'이런 날 봐주긴 할까?' 하는 생각.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누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이렇진 않았을텐데... 저도 예전에 떠올려봤던 상상입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이라는 단순한 사실입니다.

일주일간 다른 인생을 살면서 여러 상황에 놓이게 되고, 다 원치 않은 결말로 이어지게 됩니다.

마음 같지 않은 상황 전개, 그리고 주어지는 새로운 인생들에서 일깨우는 나 자신이라는 존재. 

스스로가 인생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쉽지 않습니다.

주변의 시선에 작아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로 결정을 바꾸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 소소한 일들까지도 하나씩 되짚어보게 되는 뮤지컬 '사.이.다'였습니다.

유쾌한 스토리 흐름으로 몰입도 100%! 주변에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뮤지컬입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26. 22:40

수상한 흥신소 1~3탄 중에서 2탄만 못 본 상황.
감사하게도 2탄 티켓을 얻게 돼 바로 봤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그 전에 봤던 틀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캐릭터의 설정들이 달라서 각자 역할에 대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결말이 예상되는 흐름이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후반부에서는 뭉클했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에, 그 존재에 애잔함이 있는 제겐 특히나 와닿았던 연극입니다.
처음 이 연극을 봤던 그때는 노부부의 사연에 눈물 흘렸다면, 이번에는 모녀의 관계에서 울컥...
왠지 저의 어린 사춘기 시절이 떠올라 더욱 애달파졌습니다.
미안하다고 말 한 마디 전하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하는 심정. 그걸 알기에 더 가슴 아팠습니다. 그깟 게 뭐라고 소리 지르고 짜증내고 살았는지... 꼭 지나고 나면 후회를 남기는 모습이 제 모습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어쨌든 각자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해서 집중력 있게 끝까지 연극에 빠져 봤습니다.
가족들과 혹은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보기에도 괜찮은 연극이라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추천 드립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15. 19:30

신과 함께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 '1987'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를 멀리서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몇 줄로 소개되어 있던 민주화 운동을, 

그래서 와닿을 수 없었던 근현대사가 이번 영화를 통해 가슴 깊이 박히게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현재라는 시점에서

지금을 살 수 있게 된 배경을 너무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뒤에서 피 흘리며 자기의 목소리를 내던 수 많은 희생자들. 

'지금' 같은 이 시대가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당연하지 않았던 날들.

전 감히 그때를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어떠한 말을 꺼내야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석연치 않은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이번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속상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담길 때 느꼈던 복잡한 감정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지속됐고,

엔딩 크레딧을 쭉 보면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흘렸던 피들과 땀들을 잊지 않고 고이 기억하겠습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4. 00:00

'신과 함께'는 예전에 웹툰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인상 깊게 봤던 웹툰이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제가 생각했던 만큼의 감동까지는 못 느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 사이의 갈등, 화해, 사랑, 효 이런 부분에서는 공감했습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어머니의 입장이, 아들의 입장이 절절하게 다가와 울컥했습니다.

어쩐지 어머니의 시선을 알 것만 같고, 아들의 시선이 애잔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결국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서. 

힘겹기만 한 생활 속에서 가족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힘듦을 버텨내야 하는 이유가 되니까.


영화 속 '김자홍'이라는 인물의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저 또한 지난 시간을 반성하게 됐습니다.

하루를 살면서 은연중에 저지르게 되는 죄가 얼마나 될까 싶으면서도 

내 옆을 지켜주는 이에게, 처음 보는 이에게 말 조심 행동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거창할 필요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의로운 귀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누군가를 위한 삶은 살 수 없더라도 누군가를 위로하는 삶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 진실된 말 한 마디로 더 늦기 전에 마음을 전하면 적어도 후회는 덜하겠지요.

아무튼 지난 연말 가족과 보기 좋았던 한국영화 '신과 함께'였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기대를 너무 크게만 하지 않으면(저처럼) 잔잔하니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2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언제가 될지 기다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