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파란노트 2018. 2. 9. 20:45

예전부터 들어와봤던, 어디선가 포스터를 봤던 연극 '극적인 하룻밤'
사실 19금 연극을 보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후기 반응들을 살펴보니 조금 나뉘어지긴 했지만 대체로 재밌게 관람했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공연이 시작되니 의외로 솔직담백함이 잘 느껴지는 그런 19금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마냥 야한 19금이 아니라 남자입장에서 한 번, 여자입장에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어찌 보면 주변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어서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제 주변만 해도 비슷한 경우를 본 적이 있어 더 그랬네요.

어쨌든 사랑의 형태나 본인이 느끼는 감정 모두 표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또한 사랑한 만큼, 사랑했던 만큼 앞으로도 그 감정이 오래도록 유지될까요?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자연스레 끝도 찾아오겠죠.
단지 그 결말이 때때로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만약 수많은 결과 중에서 인간관계, 그 중에서도 오래된 연인에게서 받는 배신감으로 끝을 맺는다면?
믿었던 사람이었는데 그만큼 절망하고 원망하고, 스스로가 비참해질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갈 힘조차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 위치에서부터 시작하는 연극이 바로 '극적인' 하룻밤이었습니다.
진지함이 녹아있고 진지함이 짙어지면 유쾌함이 터져나오는 스토리였어요.
그런 찰진 흐름 덕분에 공연시간이 평소보다 더 짧다고 느껴졌습니다.
공감과 웃음, 그리고 로맨스까지 스며 있어서 커플이나 친구끼리 관람하기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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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란노트 2018. 2. 7. 00:00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영화. 그게 허구가 아닌 현실인 세상.

1973년 석유사업으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자가 된 진 폴 게티가 이 실화의 시발점입니다.

작은 비품도 재활용 하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들에게도 100달러의 월급을 줬다는 지독한 구두쇠로,

가족들에게 쓰이는 돈조차 아까워하는 당시 제일 최고의 부자...

16살 손자가 이탈리아 마피아에 의해 납치되어도 그저 손자가 벌이는 납치 자작극으로 여깁니다.

어영부영 몇 개월이 지나버리는 와중에 손자는 납치범들과의 위험한 동행을 이어가지요.

처음 제시한 몸값은 낮아져 갔지만 여전히 폴 게티의 움직임은 없고, 

결국 기다리다 지친 마피아 쪽에서는 더 강력한 '협박'을 실행에 옮깁니다. 

바로 손자의 신체 일부를 보내기로 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 게티는 이자를 따져 얼마를 빌려주는 형태로 협상을 하는데

실화에 따르면 신체 일부를 받은 아들이 폴 게티에게 

연 4% 이자를 쳐서 갚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돈을 지불했다고 하네요.

손자가 납치된 와중에 이런 계산까지 하는 모습이 정말 가족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과 갑갑함을 느꼈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픈 사건이라 끝나는 내내 답답했고 무척 진지했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무조건 행복한 게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올 더 머니'를 다 보고 나서 과연 그 손자는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제가 만약 손자의 입장이라면 무척이나 겁나고 눈 뜨는 매일이 두려웠을 겁니다.

당연히 가족이라고 생각한 존재에게 실망감과 배신감도 엄청 났을 것 같았거든요.

알아보니 손자는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을 암흑 속에서 지내다 마감하는 결말...

그것도 어린 나이에 이미 정신은 물론, 시력을 잃고 반신마비가 되는 등 신체도 건강치 못했습니다.

또한 폴 게티의 아들과 며느리의 결말도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손자가 느꼈을 두려움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해 더욱 신경 쓰였습니다.

오죽하면 영화가 끝나는 동시에 큰 한숨을 쉬었을까요.

돈이 뭔지, 돈의 가치는 뭔지, 돈은 사람을 얼마나 변화 시킬 수 있는지...

돈이라는 존재의 무시무시함을 깨닫기도 하고, 

반면에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깨우쳤습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2. 4. 16:35

몇 년 전에 봤던 연극 '옥탑방 고양이', 올해 다시 보게 된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최근 본 대학로 공연 중에서 규모가 제일 커서 놀란 것도 있어요.

큰 스토리는 이전과 비슷했지만 최신 트렌드 같은 게 반영된 듯 했어요.

이번에도 역시 두 고양이 역할에 더 눈길이 가던 건 어쩔 수 없었네요.


정은(여주인공)이 드라마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에 상경한 모습이 어쩐지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실제로 처음 상경하고선 비교적 저렴한 방을 찾아

반지하나 옥탑방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아서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어쨌든 집주인 부부의 이중계약으로 인해 정은과 경민(남주인공)은 

티격태격 한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됩니다.

보기만 하면 싸우는 게 일상이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몰랐던 사정도 알게 되고

그저 룸메이트라고 정의하기에는 조금 더 신경 쓰이는 존재로 발전합니다.

그 이후에는 다들 이미 알 듯한 스토리대로 진행되어 갑니다.

정은과 경민이 이야기의 주지만 그 안에서 고양이 커플의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살짝 아쉬웠던 점은 정은의 사투리가 어느 지역 사투리인지, 

연극에 온전히 집중하기에는 어색함이 느껴져 몰입에 조금 방해됐다는 거네요.

경상도는 아니겠거니 했는데 대구 사투리였죠.

대구 사투리가 부산 쪽과는 다르다는 건 알고 있으나,

경남 출신인 제게 익숙한 사투리는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토리 흐름에는 크게 문제 없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2. 3. 16:00

비주얼과 노련함을 겸비한 탄탄한 출연진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자리 또한 앞열이어서 배우들의 세세한 연기를 고스란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답게 노래들도 유쾌하고 흥이 넘쳤네요.

뮤지컬 프리즌은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꿈을 위해 뭉친 밴드의 성공기를 풀어낸 공연이었습니다.

컬투 정찬우가 제작한 작품이라고 들었던 만큼 코믹한 요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객과의 소통이 즉석으로 가능하다는 점이 공연의 매력이라고 보는데요.

이번 프리즌도 무대의 흐름에 따라 관객의 호응이 즉각적으로 나왔습니다.

조그마한 개그 요소로도 한 관객의 목소리를 바로 반영하는 게 느껴진 뮤지컬이었습니다.

각 맡은 역할에 대해서도 재치있게 잘 풀어내 웃음과 내용 모두 잡아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의 호응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는 배우분들과 관객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습니다.

좋은 기회에 이런 뮤지컬 공연을 보게 돼 무척 즐거웠습니다.

촬영 가능했던 마지막 무대 영상 짧게 올려봅니다. 

나머지 무대들은 눈으로 직접 보시길 권장합니다.

posted by 파란노트 2018. 1. 29. 20:40

상상력을 더해보는 공간.
재치 넘치고 유머러스한 그림체를 쭉 보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사소한 공감도 할 수 있었습니다.
색의 표현 또한 보는 이에게 그 깊이를 잘 전해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의외의 세심한 표현력에 감탄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갔을 때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전시를 잘 모르는 저도 즐겁게 둘러본 만큼
다른 분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